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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 : 밀어내려고 했던 부끄러운 어린 시절이야기 2020. 3. 6. 21:04
우연찮게 유튜브를 보면서 공감이 되었던 영상을 소개합니다. 영상의 처음부터 유아인 씨는 항상 엄마의 편에서 있었다는 이유로 마마보이라고 얘기하면서 시작합니다.
"엄마만 고생하는 줄 알았고, 엄마만 외로운 여자인 줄 알았고, 엄마만 힘든 사람인 줄 알았다."
"나를 있게 한 아버지인데 왜 아버지와 가깝지 못할까? 그도 외롭지 않았을까?
최근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른이 된 이후로 처음 한 말입니다."
* 출처 : https://youtu.be/8rl78U2JEL4
이 영상을 보면서 부모님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오버랩되었습니다. 저도 항상 어머니의 편에 있으면서 아버지와 가까이 지내지 못했습니다. 항상 술 마시고 부부싸움을 하시는 이미지가 강했던 탓인지, 아니면 부정적인 이미지에만 제가 매몰된 건지, 아버지가 가슴 깊이 들어오는 것을 밀어내곤 했습니다. 분명 아버지가 제게 온정을 주었음에도 온몸으로 거부하고 밀어냈습니다. 밀어내지 않으면 믿고 있던 신념들이 거부당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말에는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고 무시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결점으로 보이는 말과 행동에만 포커스를 맞춰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정작 아버지의 도움으로 훌륭하게 성장했음에도 말입니다.
아버지는 자주 제게 나는 너를 믿는다. 너를 사랑한다, 너는 잘할 수 있다며 자존감을 높여주려 노력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랑 표현에 있어서는 여느 경상도 가정의 아버지와 같이 감정 표현에 서툴었으며, 술에 기대어 술만 마시고 오면 저를 껴안고는 사랑한다고 말했고, 몇 번은 눈물을 보이신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저는 술에 기대어 말씀하시는 아버지에게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술기운에 나온 말이어서,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최선의 방법이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부모님의 쇠약한 모습을 보면서 힘이 되어주고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굳건하게 믿어왔던 제 신념과 이념들이 점점 붕괴되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한 신념과 이념들은 분노라는 감정으로 쌓아온 기반 약한 상아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함께 있을 땐 몰랐지만 독립하여 멀리서 지켜보면서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상을 통해서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회상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과거를 곱씹어가며, 그때 느꼈던 과거의 감정들을 바탕으로 현재의 나를 반성하며, 미래의 방향타가 되어줄 수 있는 새로운 신념을 형성하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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