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13. 경청의 비밀 : 시각에 특화된 사람의 고충과 관점의 변화

위버멘쉬_2320 2020. 3. 11. 21:16

경청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이기적인 태도 때문입니다. 이기적인 태도란, 상대방을 배려하기보다는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것만 듣고 필요한 것에만 주의력을 기울이기 때문이죠.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없고 이기적인 태도는 어렸을 때부터 형성된 사고방식과 주위 환경으로부터 습관화된 태도 때문에 발생합니다. 평생 동안 자기 위주의 듣는 태도로 살아오면서 어떤 말을 들어도 자신만의 사고 프로세스로 말을 해석하게 됩니다.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생각으로 사고를 할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반인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방식이 그들에게는 리소스가 적은 방향으로 반응하는 메커니즘인 것이지요. 그게 바로 접니다.

 

저는 주의력 결핍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과 대화를 할 때면 집중력이 떨어지곤 합니다. 상대방의 말보다는 상대방의 제스처나 눈빛과 같은 비 언어적 요소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큽니다. 이는 시각적인 요소가 청각적 요소보다 더 높은 자극을 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팟캐스트보다 유튜브가 더 흥행하는 것도 바로 시각화된 것에 더 큰 반응을 하는 것 때문이지요. 

 

이러한 이유들로 경청 능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대화를 하는 데 성의 없어 보이며, 상대방에게 무관심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의도적으로 대화를 성의 없이 하려고 하거나, 상대방에게 무관심한 것도 아닌데도 말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시각에 특화되면서, 상대방의 대화에 집중하려면 많은 리소스가 발생합니다. 인간은 리소스가 적은 방향으로 행동하려고 하는 특성상, 이러한 반응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납니다. 

저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면 이해를 못해서 재차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말을 들어도 일반적으로 듣고 이해하는 것과 다르게 해석하고 판단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듣는 내용도 다르게 해석하여 이해하는 경우도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문제가 발생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사고가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도 아닙니다. 학사, 석사까지 나와서 연구원으로 일을 할 정도로 어느 정도의 사고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도 말입니다.  

 

어쩌면 유전적 특질 또는 환경에 의해 발현된 특징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저의 부족한 부분을 원망하며,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 자신을 인정하고 자각하며, 그것으로부터 스트레스받고 자책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완화할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국, 관점의 변화는 불완전함에도 이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되었습니다.